뉴럴링크는 생각만으로 디지털 기기를 조작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합니다. 뉴럴링크를 이용하면 사지를 쓰지 못하더라도 세상을 움직일 수 있게 됩니다. 체스, 비디오 게임을 하거나 로봇을 움직이는 게 생각만으로 가능하죠.
뉴럴링크의 핵심 기술은 BCI(Brain-Computer. Interface,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장치입니다. 일명 '텔레파시'라고도 불려요. BCI는 500원짜리 동전만 한 케이스에 실 같은 전극이 달린 형태입니다. 이 작은 케이스 안에 데이터 처리 칩, 배터리, 통신 장치가 다 담겨 있지요. 머리카락보다 가느다란 전극 64개는 뇌 신경세포(뉴런)와 정보를 주고받습니다. 인위적인 센서가 뇌와 연결되다니, 신기하지 않나요?
지난 1월 진행한 이식 수술은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습니다. 실험 대상은 다이빙 사고로 인해 전신마비가 된 29세 남성 놀런드 아보였습니다. 칩을 이식한 뒤, 그는 시선을 움직여 컴퓨터 마우스 커서를 조정했습니다. 시선과 눈 깜빡임으로 온라인 체스 게임도 두었고요. 놀런드 아보가 눈으로 체스를 두는 모습은 뉴럴링크 X(옛 트위터)에서 볼 수 있습니다.
뉴럴링크 이전에도 많은 연구팀이 뇌에 칩을 심어 생각을 현실로 옮기는 기술을 연구했습니다. 지난 20여 년간 수많은 동물실험과 인체 실험이 진행되었지요. 생물학적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도전은 우리가 아는 것보다 더 지난한 시간 동안 이루어졌습니다.
2000년 원숭이 뇌에 BCI 이식, 뇌파로 로봇 팔 움직이는 데 성공
2004년 사지마비 환자에 미세 전극 이식, TV 작동, 이메일 전송 성공(비영리 BCI 연구 컨소시엄 브레인 게이트)
2007년 척수 손상 환자(T5)가 전자칩 2개 이식 후 컴퓨터에 글자 입력 성공(스탠퍼드대, 하버드대 등 8개 기관 공동연구팀)
2018년 국내 최초 원숭이 뇌에 미세 전극 칩 심어 로봇팔 작동(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연구팀)
2019년 생쥐 및 돼지 등 동물에 BCI 이식, 뇌 신호 수집. 원숭이 뇌에 비디오 게임용 컴퓨터 칩 이식 성공(뉴럴링크)
2021년 세계 최초로 사지마비 환자에 무선 칩 이식. 환자 스스로 태블릿 PC를 조종하고 계단을 올랐다는 연구 논문 발표(브라운대 연구팀, <네이처> 지 기고)
2024년 2월 전신마비 환자 BCI 칩 이식, 시선으로 마우스 커서 조종, 온라인 체스 게임 시행(뉴럴링크)
2024년 2월 척수 손상 사지마비 환자가 인공 신경 이식, 재활 후 손동작 가능해졌다는 보도(중국 칭화대 연구진 발표)
2024년 7월 뉴럴링크의 전신마비 환자 BCI 칩 이식 수술 2차 진행
지난 5월, 뉴럴링크는 두 번째 임상시험 참가자를 모집했습니다. 그리고 7월 중 수술을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1차 실험에서는 실(전극)이 수축하는 현상이 나타나 기대에 못 미쳤지만, 이번에는 수축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개선하고 실을 더욱 정확하게 삽입할 계획입니다.
뉴럴링크는 올해 안에 10명의 실험 참가자를 모집한다고 발표했는데요. 과연 어떤 결과가 도출될까요? 연구가 지속되고 기술이 발달한 언젠가, 드라마 <무빙> 속 한 장면을 현실에서 경험할 수 있을지 모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