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예술

<폭싹 속았수다> 봤어?

<폭싹 속았수다> 봤어?

#대세 드라마 | #폭싹 속았수다 |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No items found.
요즘은 오랜만에 만난 친구, 회사 동료와 “<폭싹 속았수다> 봤어?”로 대화가 시작된다. 세대 불문, 사랑받고 있는 이 드라마의 인기 요인이 뭘까요?

제주도에서 태어나고 자란 삶의 연대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는 1950년대 제주도에서 태어난 애순의 일생을 그린 16부작 드라마예요. 애순(아이유 분)의 엄마인 광례(염혜란 분), 어른이 된 애순(문소리 분) 그리고 애순의 딸 금명(아이유 분)으로 이어지는 서사를 통해 한 여성과 가족의 희로애락을 그려냅니다.

현재 16부작이 모두 공개돼 국내는 물론 아시아권에서 인기가 많고, 글로벌 비영어권 2위, 41개국 톱10 작품에 합류했을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어요.

<폭싹 속았수다>에 열광하는 이유

인기 비결은 다양해요. 우선 <쌈, 마이웨이>, <동백꽃 필 무렵> 등을 쓴 임상춘 작가와 <나의 아저씨>, <시그널>, <미생> 같은 굵직한 작품을 맡아온 김원석 감독의 조합이 돋보입니다. 또 가수이자 배우인 아이유(이지은), 박보검, 문소리, 박해준, 염혜란 등 탄탄한 연기력을 자랑하는 배우 라인업도 탄탄해요.

무엇보다 여러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넷플릭스의 주요 시청층인 2030 젊은 세대 외에 중장년층도 넷플릭스 드라마를 시청하게 만든 비법으로 거론됩니다. 1950년생 관식과 1951년생 애순, 이들의 딸인 1969년생 금명과 그 가족의 이야기를 따뜻하게 그리고 있거든요. 남편과 아내의 순수한 사랑, 부모를 향한 자식의 헌신적인 사랑 이야기가 시청자에게 공감대를 형성하며 나의 부모 혹은 내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거죠.

울고 웃는 명대사의 향연

<폭싹 속았수다>를 ‘인생 드라마’라고 말하는 시청자가 늘어나며 작품 속 명대사도 주목받고 있어요.

“열여덟 엄마는 엄마를 잃고 엄마가 됐고, 열아홉 아빠는 금메달 대신 금명이 아버지가 됐다. 그들의 봄은 꿈을 꾸는 계절이 아니라, 꿈을 꺾는 계절이었다. 그렇게도 기꺼이.”

“금메달 대신 금명이를 땄잖아.”

1950년대 제주에서 태어난 애순은 문학소녀를 꿈꿨고, 늘 그 곁을 지키던 관식은 서로 사랑하며, 한 아이의 부모가 되었어요.

“그러지 말 걸. 여지없이 본 대로 자라는 것을. 귀한 자식에게 귀한 것만 보여줄 걸 그랬다. 내 거울 같은 자식의 가슴이 내려앉았다.”

“제가 못 가르쳤습니다. 너무 귀해서, 너무 아까워서 제가 안 가르쳤습니다.”

“엄마를 찌르면 내 가슴에도 똑같은 가시가 와서 박혔다.”

금명이가 결혼 상대의 어머니에게 무시당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애순은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을 탓합니다. 금명은 그런 엄마를 보며 안타까워하고요.

“나는 그들의 꿈을 먹고 날아올랐다. 엄마의 꿈을 씨앗처럼 품고.”

가난한 집안 형편 때문에 일본 유학의 꿈을 포기하려는 금명. 엄마 애순은 집까지 팔며 애순을 적극 지원해 줍니다.

“아빠한테는 엄마가 진짜 귀한 사람이거든. 성가셔하지 마. 답답해하지 마. 짜증 내지 말고 다정해 줘.”

“우리는 아빠를 영원히 가진 것처럼 굴었다. 우리에겐 아빠가 바다였다. 우리는 다 거기 기대 살고 있었다.”

혼자가 될 애순을 걱정하며 딸에게 당부를 잊지 않는 아빠는 관식은 마지막까지 찐 사랑꾼의 면모를 보여줍니다.

“오로지 당신께. 아홉 살 적부터 여적지 당신 덕에 나 인생이 만날 봄이었습니다. 당신 없었으면 없었을 책입니다. 다시 만날 봄까지. 만날 봄인 듯 살겠습니다.”

<폭싹 속았수다>는 대사도, 지문도 모두 마음에 콕 박혀 감성을 자극합니다.

촬영지는 어디?

작품 속 배경은 제주도지만 실제로는 전국 각지에서 촬영됐는데요. 전주 구도심에서 촬영된 12회 분량은 촬영 후 후반 CG 작업을 통해 1990년대 서울의 거리로 탄생했어요. 주인공이 나고 자란 1950년대 제주도 ‘도동리’ 마을은 경북 안동에 지은 세트장이 배경이에요. 초가집 등 주택 80여 채, 현무암 돌담, 항구, 어선 등이 설치됐는데 지금은 모두 철거됐습니다. 드라마 첫 장면은 여수 화양면 해변, 애순과 관식의 첫 입맞춤 장면을 찍은 곳은 고창군에 있는 학원농장이에요.

물론 제주 촬영지도 있어요. 어린 애순이가 해녀 엄마를 기다리는 곳은 구좌읍 김녕해변, 애순이 아들을 낳지 못한다며 강제로 3000배 하는 절은 성산일출봉 아래 있고요. 애순이가 시를 쓰는 곳은 제주목 관아, 로맨틱한 분위기가 연출되는 꽃밭은 오라동 메밀꽃밭이에요. 애순과 관식의 에피소드를 따라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참 낭만적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