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비자(구매자)가 쇼핑몰(이커머스 플랫폼)에서 물건을 구입하고 돈을 지불하면, 그 돈은 여러 과정을 거쳐 판매자에게 입금됩니다. 그 순서는 '구매자 > 카드사 > 지급결제대행사(이하 PG사) > 이커머스 플랫폼(티메프 등 오픈마켓) > 판매자'입니다. 구매자가 주문-결제를 취소하면 역순으로 환불금을 지급합니다. 여기에서 PG사를 기억해 주세요.
2 화제가 되기 전부터 '티몬과 위메프(이하 '티메프')'는 이미 자금난을 겪고 있었습니다. 지난 7월부터 입점 판매자에게 제대로 정산하지 않고 자꾸 지연시켰습니다. 판매자는 물건을 보내고도 돈을 받지 못하자, 7월경부터 제품 배송(혹은 서비스 제공)을 중단했습니다.
3 티메프뿐 아니라 큐텐의 자금 경색이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이와 함께 티메프의 모회사 큐텐의 무리한 투자 그리고 임금 체불 등이 알려졌습니다. 이용자는 물론 판매자, 유통업체가 대거 이탈하면서 큐텐의 자금 경색은 더 심각해졌습니다.
4 8월 초, PG사가 먼저 손을 써 구매자가 카드 취소를 하지 못하도록 막았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강하게 압박해 취소 접수를 받아 환불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명백한 귀책 사유가 있는 큐텐 대신 PG사가 리크스를 떠안을 가능성이 높아진 것입니다. 이를 계기로 이커머스 플랫폼의 구조적 문제점이 부각되었습니다.
5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8월 28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1조 6,000억 원 규모의 유동성 공급을 지원 중이며, 피해 업체에게 금리 2.5%대의 대출 지원 등을 통해 피해를 구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재계에서는 뒤늦게나마 이 같은 사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각종 정책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큐텐 산하 쇼핑 플랫폼 현황(8월 28일 기준)
큐텐 여전히 국내뿐 아니라 5개국에서 현지 온라인 마켓을 운영 중입니다. 국내판 홈페이지는 유지되고 있으나, 거의 거래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큐텐은 8월 말 여러 아시아 국가로 확장할 계획을 공지해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위시 플러스 큐텐이 글로벌 플랫폼 거점으로 인수했으나, 최근 큐텐 홈페이지와 통합했습니다. 위시 플러스의 흔적을 찾기 어렵습니다.
티몬, 위메프 회생신청 및 자율 구조조정 협의 중입니다. 임금체불 및 4대보험 미납 문제도 대두되고 있습니다.
인터파크커머스 인터파크커머스 산하 인터파크쇼핑, 인터파크도서, AK몰을 운영했으나, 회생신청 및 자율 구조조정 협의 중입니다.
이번 사태의 근본적 원인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먼저 큐텐 그룹의 문어발식 확장, 그리고 대금 지급 시스템의 허점입니다.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한 큐텐 그룹은 국내 진출 교두보로 위메프와 티몬, 인터파크 쇼핑을, 북미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 진출 통로로 미국 이커머스 플랫폼 위시 플러스를 인수했습니다. 큐텐은 이를 바탕으로 자회사(큐익스프레스)를 나스닥에 상장해 거대 글로벌 그룹으로 거듭날 꿈을 꾸었습니다. 문제는 위메프와 위시 플러스 모두 이익보다 손실이 많은 '돈 먹는 하마'였다는 점이죠. 막대한 돈을 끌어다 투자했으나 큐텐은 마땅한 수익을 얻지 못했고, 나스닥 상장조차 무기한 연기되었습니다.
티메프, 인터파크 쇼핑 등의 수익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큐텐은 어떻게 위시 플러스를 인수할 수 있었을까요? 여기에 대금 지급 시스템의 허점을 짚을 수 있습니다. 이커머스 플랫폼은, PG사에서 받은 자금을 판매자에게 바로 입금하지 않고 최소 40일, 길게는 70여 일간 보유합니다. 그 돈을 은행에 예치해 이자를 벌거나 투자를 해도 제재할 장치가 없었습니다. 큐텐 역시 이 점을 이용해, 판매자에게 지급해야 할 정산금을 끌어다가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데, 위시 플러스와 티메프의 부실을 땜질하는 데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나스닥 상장이 무기한 지연되면서, 무엇 하나 제대로 이루지 못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티메프에 가려진 알렛츠 폐업 논란
알렛츠는 프리미엄 생활용품, 가전, 명품 등을 취급하던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8월 31일자로 서비스를 종료했습니다. 큐텐 사태와 마찬가지로 정산금을 미지급해 문제가 되었는데요. 알렛츠는 자산보다 부채가 3배가량 많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폐업을 선언해 더 논란이 되었습니다.
1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를 탈퇴한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해 기타 이커머스 업계의 마케팅 경쟁이 치열합니다.
- G마켓은 SK텔레콤과 제휴를 맺고,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과 'T우주' 혜택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월 구독 상품을 선보입니다.
- 컬리는 구독형 멤버십 서비스 '컬리 멤버스'의 자체 혜택을 강화했습니다. 월 구독료 1,900원을 내면 2,000원을 적립금으로 돌려주고, 2만 원 이상 구매한 컬리 멤버스 고객에게 무료배송 쿠폰 31장을 제공하며 사실상 무료 멤버십, 무료배송 혜택을 제공합니다.
- 네이버 쇼핑은 기존 멤버십 혜택에 '요기패스X' 혜택을 추가해, 요기요에서 가게별 최소 금액 주문 시 무료 배달, 포장 5% 할인 혜택을 지원합니다.
2 중소벤처기업부는 '판판대로' 누리집을 통해 티메프 피해 소상공인이 타 이커머스 플랫폼(네이버 쇼핑, 쿠팡, 11번가, G마켓)에서 매출을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할인쿠폰 발급, 광고비로 활용할 수 있는 포인트 지급 등)이라고 밝혔습니다.
3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8월 여행, 숙박, 항공권 구매자의 집단분쟁 조정 참여 신청을 받은 데 이어 상품권, 기프티콘, 해피머니 피해 소비자를 대상으로 집단분쟁 조정 참가 신청을 받았습니다.
4 정부는 이커머스 플랫폼의 정산 주기를 40일 이내로 단축하고, 에스크로 방식*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11번가는 자체적으로 정산 주기를 당겨, 상품 배송 완료 후 다음날 정산금의 70%를 우선 지급하는 '안심정산' 서비스를 도입했습니다. 네이버 쇼핑은 애초에 정산 주기가 평균 1.5일로 빨랐습니다.
* 에스크로 방식이란? 플랫폼 업체가 결제 대금을 은행 등 제3자에게 입금해 중개 지급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5 정부는 PG사(전자지급결제대행사)와 이커머스 플랫폼의 관계도 면밀히 검토 중입니다. PG사의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본금 규모를 상향하는 등 조처할 계획입니다. 이커머스 플랫폼이 PG 사업을 병행하지 못하도록 제도적으로 분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현재 환불 받을 건이 있다면, 카드사 또는 PG사를 통해 신청할 수 있습니다. 고객센터에 문의하고, 구비 서류를 제출하면 됩니다. 진행이 더디지만, 순차적으로 환불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환불을 빙자해 개인정보 입력이나 악성 앱 설치를 유도하는 문자메시지가 기승이니 주의해야 합니다.
PG사 확인법
신용카드 매출 전표 확인 →전표 하단 '가맹점 정보' →가맹점명 확인
대표 PG사 :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KG이니시스, NHN KCP 페이코, NICE 나이스, 스마트로, 한국정보통신, 토스페이먼츠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