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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깍거리는 소리가 짜증 난다면, 미소포니아

딸깍거리는 소리가 짜증 난다면,

미소포니아

#건강 | #소음 | #미소포니아 | #청각과민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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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에서 이슈가 된 해외 토픽이 있습니다. 영국의 10대 소년 그레이슨 휘터커의 사연이죠. 그는 타인이 음식 씹는 소리를 견디지 못하는 병이 있습니다. 심지어 가족의 '쩝쩝' 소리나 하품 소리에도 짜증이 치솟아, 집에서도 고립된 채 생활했습니다. 그레이슨이 앓는 병은 미소포니아입니다. 우리말로 바꾸면 '선택적 소음 과민 증후군'입니다.

미소포니아는 그리스어로 '소리를 미워하다'라는 의미랍니다. 뜻 그대로 특정 소리에 짜증과 분노가 일어나는 증후군입니다. 미소포니아를 앓는다면 일상이 참 불편할 겁니다. 딸깍딸깍 볼펜 소리, 째깍째깍 시계 소리, 쩝쩝 음식 씹는 소리 등에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니까요. 일반적으로 흘려듣는 소리에도 분노와 불안, 짜증, 혐오감을 느끼는 게 미소포니아의 대표 증상인데요. 심하면 극심한 불안과 함께 식은땀이 나고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등 공황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불면증을 동반하기도 하고요.

미소포니아는 단순한 청각 문제가 아닙니다. 아직 명확한 기전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청각 이상보다는 뇌와 신경계의 문제라는 게 정설입니다. 소리 강도에 비해 신경이 과도하게 흥분해 불편감을 느끼죠.

미소포니아 환자는 특정 소리를 들었을 때, 본능적 행동과 감정을 조절하는 대뇌변연계와 오감을 전달하는 자율신경계가 일반 사람보다 더 활성화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미국 뉴캐슬대 연구팀은 소리에 불편해하는 환자의 뇌를 자기공명영상법(MRI)로 촬영해보았습니다. 그리고 환자의 뇌에서 청각 피질과 운동 조절 부위가 과도하게 연결되었다는 점을 확인했죠.

그럼 어떻게 치료할까요? 우선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진단하고 치료합니다. 치료 방법은 단순해요. 불편감을 느끼는 소리를 일정 기간 멀리하고, 이후 그 소리를 작게 들려주다가 점차 음량을 키우며 적응시킵니다. 자기 스스로 불편한 소리를 내게 하며 지속적으로 노출시키기도 하고요. 자신이 직접 내는 소리에는 반감이 적게 들기에 소리에 대한 민감성을 서서히 줄일 수 있죠.

분노와 우울감 등 증상이 심하다면 약물 치료까지 할 수 있는데요. 항우울제를 통해 감정을 누그러뜨리고 소리에 적응하며 서서히 치료할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