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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찬 유럽 여행, 알고 보는 건축 양식

알찬 유럽 여행,

알고 보는 건축 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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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에서 중세 건축 기행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황금연휴가 많은 올해 유럽 여행을 계획하는 분도 상당할 텐데요. 유럽 건축 양식을 알면 훨씬 넓은 시야로 여행할 수 있을 거예요.

한눈에 보는 시대별 건축 양식

로마 양식
_유럽을 제패한 토목 기술

BC8~AD4세기에 부흥한 로마 양식은 고대 그리스를 숭배하고 모방한 건축 양식이 특징입니다. 고대 에트루리안족이 개발한 아치 구조를 적극 활용해 웅장한 신전과 대극장을 만들었죠. 아치를 비롯한 토목 기술은 로마의 유럽을 제패한 배경으로 여겨집니다.

로마 건축의 특징으로 페디먼트도 꼽힙니다. 기둥과 지붕 사이, 밑변이 긴 삼각형의 박공 구조를 말합니다. 기둥의 장식 요소도 눈여겨보세요. 우아한 소용돌이 장식의 이오니아식, 군더더기 없이 쭉 뻗은 도리아식, 식물 문양과 꽃장식이 화려한 코린트식이 있답니다. 그리스 아테네 파르테논 신전은 도리아식 기둥과 이오니아식 기둥이 함께 지붕을 받치고 있답니다. 이탈리아 로마 판테온 신전에서는 페디먼트 구조와 코린트식 기둥을 단번에 알아볼 수 있어요.

초기 기독교 양식
_ 교회 기본 구조의 탄생

초기 기독교 양식을 보면 이탈리아 종교사를 함께 살필 수 있습니다. 초창기 기독교는 무자비한 탄압을 받았기에, 지하에 은밀한 공간을 만들거나 가정집을 개조해 예배당으로 활용했죠. 이 중 지하에 만든 교회를 ‘카타콤’이라고 말합니다. 카타콤은 지하 무덤 역할까지 했답니다.

4세기, 콘스탄티누스 황제는 기독교 관용령을 내린 데 이어 기독교를 국교로 선포합니다. 이후 교회는 지상으로 당당히 올라왔죠. 하지만 당시 교회로 활용할 만한 공간이 없었기에, 법원이나 강당 등으로 활용하던 공공시설을 이용합니다. 긴 직사각형 구조를 그대로 활용했고, 제단 뒤 반원형으로 돌출된 지성소를 마련했습니다. 신도가 예배하는 중앙 공간(신랑)과 신랑 양쪽 측면에 길게 놓인 측랑, 서쪽 정문으로 통하는 아트리움도 특징이지요. 이러한 형태를 바실리카 양식이라고 부릅니다.

비잔틴 양식
_ 화려한 모자이크화 그리고 팬덴티브 돔

비잔틴 양식은 서로마와 동로마가 나뉜 후 집중적으로 나타난 건축 양식을 가리킵니다. 하늘에서 내려다볼 때 가로세로 길이가 같은 정 십자가 구조가 가장 큰 특징이에요. 화려한 모자이크 장식도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금과 유리, 대리석을 이용한 모자이크화로 신비한 분위기를 연출했고, 신앙적 메시지를 전달하죠. 특히 천장 장식이 압도적입니다. 네 개의 아치 위에 돔 지붕을 얹은 ‘팬덴티브 돔’ 구조가 비잔틴 시대부터 만들어졌답니다.

로마네스크 양식
_ 긴 십자가 구조와 석조 아치 천장

‘로마(Rome)+네스크(Nesque, 같은). 어원 그대로 고대 로마 건축을 계승한 양식입니다. 로마네스크는 ‘노르만 양식’이라고도 하는데요. 노르망디 공국의 바이킹족 문화, 즉 노르만 문명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에요. 이들의 영향으로 영국 전역은 물론 프랑스 북부, 이탈리아 남부까지 순례길을 따라 건축과 미술, 음악이 발전했습니다.

로마네스크 양식은 고대 로마 건축물처럼 두꺼운 석조 벽과 아치 구조, 돔 천장으로 이루어집니다. 긴 원통을 반으로 잘라 씌운 듯한 아치형 천장(궁륭)까지 단단한 석재로 만들었답니다. 웅장한 아치를 받치는 X자 구조물도 눈여겨볼 특징입니다.

고딕 양식
_ 뾰족한 첨탑, 거대한 스테인드글라스,
겹겹의 몰딩

앞선 로마네스크 양식의 벽체가 두껍고 투박한 데 반해, 고딕 양식은 얇습니다. 로마네스크 아치를 보완한 구조이지요. 얇은 벽체를 보완하는, 파이프 여러 개를 겹친 듯한 지지대 모양도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이를 ‘늑재 궁륭’이라고 불러요. 늑재, 즉 갈비뼈와 같다는 의미이지요. 그뿐만 아니라 크고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도 황홀경을 자아냅니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이 성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지요.

‘고딕’의 어원에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는데요. 르네상스 시대 화가이자 건축가 조르조 바사리가 프랑스 북부의 건축 양식을 두고 ‘마니에라 디 고티(Maniera di Gotti, 고트족의 양식)’라고 부른 데서 유래했답니다. 고트족은 로마제국 멸망 후 이탈리아 북부를 지배한 민족인데요. 이국의 생소한 건축 양식을 ‘야만인의 방식’이라며 폄훼하는 뜻으로 이 말을 썼다고 하죠. 하지만 고트족과 고딕 양식은 아무런 관련이 없답니다.

르네상스 양식
_ 돔 천장의 부활, 고대 로마 양식의 재림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시작돼 유럽 전역으로 퍼진 건축 양식입니다. 르네상스 시대는 흑사병으로 유럽 전역이 초토화한 이후 등장했어요. 전염병을 피하려고 모임보다 개인 생활을 중시했고, 이전과 달리 지식인과 예술인의 이름이 부각되던 시기입니다. 이즈음, 로마네스크 때와 마찬가지로 고대 로마 양식이 부활합니다. 르네상스라는 이름부터 ‘르(Re, 다시)+네상스(Nessance, 태어난다)’라는 뜻이에요. 그리스·로마 시대의 아치와 페디먼트, 기둥 접합부 장식, 돔 천장이 다시 등장했답니다. 대표적인 르네상스 건축물로 피렌체 두오모가 꼽히는데요. 피렌체 두오모는 고딕 양식에 르네상스 양식이 혼합된 건물입니다. 본체는 얇은 벽과 큰 창문이 특징인 고딕 양식이고요. 웅장한 돔 천장(코폴라)이 르네상스 양식을 상징합니다.

바로크 양식
_ 자유분방한 초호화 건축

‘일그러진 진주’를 의미하는 포르투갈어 ‘Pérola Barroca’에서 유래했다는 설, 혹은 ‘불협화음으로 인한 비정상적 소리’를 의미하는 이탈리아어 ‘Barocco’에서 비롯한다는 설이 있지요. 무엇이든 좋은 뜻은 아닌 듯합니다. 바로크 양식은 그야말로 덕지덕지 붙은 장식, 불균형이 특징인데요. 그만큼 다채롭고 화려하고, 우아하고도 웅장합니다. 한눈에 동공이 커질 법한 어마어마한 장식성이 바로크 양식의 특징이죠. 겹겹의 몰딩과 화사한 파스텔톤 프레스코화, 정교한 문양은 보고 또 봐도 신기할 정도입니다. 바로크 양식의 대표작이 ‘베르사유 궁전’이라는 점만 알아도, 바로크 양식이 어떤 모습인지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