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에서 얼굴이 너무 땅기는데 바를 게 핸드크림밖에 없을 때, 샤워하고 나왔는데 로션이 한 방울만 남았을 때, 어쩔 수 없이 몸 전용 크림을 얼굴에 바를 때도 있습니다. 안 바르는 것보다 낫겠지만, 습관적으로 반복하는 건 피해야 합니다. 얼굴과 몸의 피부가 다른 만큼, 전용 제품 역시 성분과 성분비가 다르거든요.
피부는 얼굴과 목, 팔다리, 몸통, 손발 순서로 두껍습니다. 가장 얇은 얼굴, 그중에서도 눈가와 입술, 목은 특히 피부가 여리고 약해 쉽게 트고 주름이 잘 생기지요. 가장 두꺼운 곳은 역시 손바닥과 발바닥입니다. 우리 몸에서 가장 자주 사용하거나, 자극을 많이 받는 부위입니다. 그만큼 두꺼운 피부가 보호해주고요. 이렇게 피부 두께와 밀도가 각각 달라서, 같은 화장품을 발라도 흡수되는 양이나 속도가 구분됩니다. 몸과 얼굴용 화장품을 구분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이지요.
얼굴에 바르는 로션은 산뜻한 편입니다. 대체로 보송보송하고 부드럽지요. 얼굴에 분포한 피지선은 유분을 배출해 피부를 보호하고 수분 증발을 막아줍니다. 그만큼 로션은 유분 함량이 적고요. 파라벤이나 향료, 알코올 등 자극성 성분도 최소화합니다.
보디 크림은 얼굴용에 비해 유분이 많고 밀도가 높습니다. 두꺼운 피부로 흡수되어야 하니까요. 빠른 건조를 위해 알코올과 파라벤 등 화학 성분도 비교적 많이 함유하고요. 향이 진한 편이에요. 이런 보디 크림을 얼굴에 바르면 과도한 유분기가 모공을 막고 여드름을 유발하고, 화학 성분이 자극을 줄 수 있습니다.
남성용 화장품 중에는 얼굴부터 발끝까지 하나로 해결해 주는 올인원 화장품이 많습니다. 수요가 탄탄하기 때문이겠죠? 또 하나, 남성은 여성에 비해 피부가 30%가량 두껍습니다. 여성용보다 진하고 보디용보다 순한 제품을 자극 없이 흡수할 수 있어요.
얼굴용, 보디용 등 이것저것 구분하기 귀찮다면 되도록 여린 얼굴에 맞춰 화장품을 선택하는 게 좋습니다. 단 아토피피부염, 건선 등 만성 피부 질환이 있다면 얼굴용, 보디용 화장품을 구분하길 권합니다. 증상이 나타나는 부위는 무척 건조하므로 수분과 유분 모두 높은 고보습 제품을 자주 바르고, 얼굴엔 따로 순한 화장품을 사용하세요.